패션업계 트렌드는 요즘 'IT 마케팅' [한경 엣지]

입력 2021-12-14 23:17   수정 2021-12-14 23:34


요즘 패션업계에선 정보통신(IT)과의 접목이 뜨거운 이슈입니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점포를 여는 건 ‘단순한’ 일이 됐습니다. 메타버스에서만 입을 수 있는 ‘메타패션’ 의류를 판매하거나, NFT(대체불가능토큰)화한 디지털 의류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패션업체들은 이런 신기술들을 실제 의류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옷, 가방 등 실제 상품을 판매하고 관리할 때 IT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겁니다. 과거에는 눈으로 보고 사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비대면으로 크게 기운 패션 소비 트렌드에서 IT기술로 제품들을 더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지난달 12일 메타버스에서 2021 가을·겨울(FW)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 배경인 가상 플랫폼이지만 패션쇼에 선 모델들은 실제 사람이었습니다. 메타버스에 접속한 유저들은 모델들이 착용한 까스텔바작 골프웨어들을 360도로 돌려가며 실제 모델을 보는 것처럼 볼 수 있었습니다.

공상과학이나 판타지 영화를 찍듯이 모델들이 특수한 공간에서 패션쇼를 한 후 컴퓨터그래픽 등 기술을 사용해 배경을 입힌 겁니다. 이 작업에는 메타버스 기술 기업 ‘스페이스엘비스’와 디지털 패션 콘텐츠 제작업체 ‘슈퍼빅’이 참여했습니다.

소비자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까스텔바작은 메타버스 패션쇼와 함께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는데, 이날 약 2만1000명이 접속했습니다. 패션쇼에 오른 48만원짜리 구스다운 점퍼는 패션쇼 직후 판매량이 120% 뛰었습니다.

사람들이 패션을 온라인으로 사기 시작하면서 유통·패션업체들은 새로운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의류를 인터넷에서 눈대중으로 보고 산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품률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배송비도 시간도 걸리는 반품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류를 온라인으로 살 때부터 최대한 현실감 있게 구현해야 했습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비추면 선글라스나 모자를 착용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서비스 등이 나온 이유지요. 라이브커머스가 뜨고 나서는 동영상으로 의류를 보여주고, 실시간으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에 답하며 소비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패션업체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도 패션 의류를 실제로 보는 것과 똑같이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이미 유저의 입장에서 또 하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은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해외에 나오고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고도화되면, 언젠가는 나의 신체 사이즈와 똑같은 아바타가 메타버스 까스텔바작 매장에 들어가 제품을 입어보고 사이즈는 맞는지 색은 얼굴에 잘 어울리는지 보고 실제 주문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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