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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14~15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기존의 두 배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내년 기준금리 인상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발표되는 점도표(기준금리 전망표)가 수년 만에 가장 매파적(긴축 선호)인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테이퍼링 종료 앞당길 듯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부터 엿새간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 4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FOMC가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앞당기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FOMC에 대해 198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역사적 정책 전환의 전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Fed의 테이퍼링 종료 시점이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이코노미스트가 절반 이상이었다. 필리 머레이 네덜란드 라보은행 수석전략가는 “Fed는 더딘 테이퍼링 속도에 발목이 잡혀 인플레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3월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해 테이퍼링 속도를 두 배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Fed는 월 1200억달러인 자산 매입 규모를 지난달과 이달에는 1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이를 내년부터는 월 300억달러씩 줄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내년 3월이면 테이퍼링을 종료하게 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지난달 30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경제가 매우 좋아지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강해지고 있다”며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 ‘주목’
이번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 절반 이상은 FOMC 위원 중 상당수가 점도표에서 내년에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할 것으로 봤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위원 18명 가운데 9명이 내년에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리서치회사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스의 로라 로스너-워버튼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점도표가 도입된 2012년 이후 가장 큰 매파적인 전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 파월 의장의 연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10월과 11월 미국 소비자물가(CPI)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6.2%, 6.8% 상승했다. 11월 CPI 상승률은 1982년 이후 39년 만의 최고치였다. 10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올랐다. 근원 PCE는 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지표로, 올해 4월부터 Fed의 목표치인 2%를 훌쩍 넘어섰다. 1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8% 상승하며 전문가 전망치(0.5%)를 크게 웃돌았다.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 대부분은 이번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로 떠올랐다’는 표현이 삭제되거나 수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Fed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먼 CEO는 “우리는 금리 인상 환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올라가면 경제 성장과 증시에 더 많은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며 (Fed의 긴축 전환이) 경제를 탈선시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번 FOMC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4시에 발표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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