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이 일부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 국내 전체적으로 이자비용이 13조원 늘어난다”며 “늘어난 이자 중에 대기업은 5%를 부담하고 나머지 95%는 가계와 중소기업에 귀속되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의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체 분석한 결과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체 차주의 9.6%, 취약 차주의 11.7%, 자영업자 차주의 14.4%가 소득의 5% 이상을 추가적인 이자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빠른 속도로 누적된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기에 민간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불어난 부채가 최악의 경우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내년 3월에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부채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누적된 부실을 현재 금융회사가 흡수할 수 있는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자산시장도 일정 부분 조정을 거칠 것”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시기를 더 앞당긴다면 국내 자본시장에 미칠 불안정 영향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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