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반도체업체 엔비디아다. 지난해 131% 폭등에 이어 올해도 122%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MS 주가는 재택근무에 따른 클라우드 수요 증가로 54% 뛰었다. 지난해 743% 폭등한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44% 급등했다.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 1위 부자 타이틀과 함께 타임지(誌) ‘올해의 인물’로도 뽑혔다. 애플과 알파벳 주가 역시 각각 35%, 69% 올랐다.
이에 비해 ‘팡(FAANG)’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메타 플랫폼스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중 애플과 알파벳만 살아남았다. 지난해 76%까지 올랐던 아마존은 공급망 차질로 6% 상승에 그쳤고, 넷플릭스도 13% 상승에 머물렀다. 메타의 오름폭은 21%로 2018년 이후 최악이다.
이들 기업의 부침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만타’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모양이다. 이처럼 시장 주도주를 일컫는 약칭은 대부분 알파벳을 엮어 만든다. 빅테크 기업군인 ‘마가(MAGA: MS 아마존 구글 애플)’와 테슬라(T)를 합친 ‘MAGAT’, 조 바이든 대통령 이름을 딴 ‘바이든(BIDEN: 미국 제조업 인프라 디지털 친환경 차세대기술)’도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사태 이후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을 합친 ‘비빅(BBIG)’이 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종목 7개는 ‘빅7(BBIG7)’으로 불린다. 영어식 조어 외에 우리말 첫 글자를 모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은 10여 년 전에 등장했다.
코스피지수가 횡보를 계속할 땐 ‘사물놀이(사면 물리고 놀면 이긴다) 장세’라는 말이 유행했다.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되는 듯한 고립공포증은 ‘포모(FOMO)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모처럼의 ‘만타 랠리’가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줄지 주목된다. 공교롭게도 영어 단어 만타(manta)는 ‘큰가오리’를 뜻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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