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피의자의 신상정보가 14일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석준(25)의 이름·나이·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주거지로 찾아가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지게 하는 등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하고, 현장 감식 결과 및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및 2차 피해 우려 등 공공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에 한해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피의자 신상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만 가능하다. 피의자가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만 19세 미만)이면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
이씨는 지난 10일 오후 전 여자친구 피해자 A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의 빌라에서 A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어머니는 같을날 오후 병원에서 사망했고, 동생은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6일 A씨를 감금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대구에서 처음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7일부터 경찰 신변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임의동행에 응한다는 이유로 현행범 체포, 긴급체포 등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이씨를 귀가시켰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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