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사망자가 100명 가까이 발생하고 위중증 환자가 900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병상대기 환자가 1481명에 이르는 등 정부의 방역대책이 악화되고 있다.
또 질병청의 '방역패스' 본격 시행 첫날에 이어 이튿날인 14일에도 일부 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면서 '특단의 방역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치료 중 사망하거나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94명이 늘었다. 하루 사망자 94명은 지난해 1월20일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하루 사망자는 방역체계 전환 이전이었던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적게는 3명에서 많게는 20명대를 오르내리며 평균 10명대를 유지했지만 11월에는 1일 9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위중증 환자도 900명을 넘어서면서 당분간 하루 사망자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부터 엿새 연속 800명대를 기록하다 이날 처음 900명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위중증,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병원 입원이나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1481명에 달하는 등 병상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전날부터 본격 시행한 방역패스 확대 정책은 첫날부터 혼란을 빚더니 이틀째에도 일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정부는 전날 긴급 서버 증설로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이틀째 방역패스 시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참고자료를 통해 "야간에 서버 긴급증설 작업 빛 서비스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으며, 보다 원활하게 전자예방접종증명서가 발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설명과 달리 이날 낮 12시가 가까워지면서 네이버 등 일부 앱을 통한 전자 증명에 또다시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점심시간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려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방역 지표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이번 주 중반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치는 이미 다 준비돼 있지만, 그 카드는 그때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게 되는데, 수요일과 목요일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전국 82%, 수도권 87%까지 올라간 상황이라 목요일 정도까지는 상황을 보고 그 수위에 따라 어떤 대책을 추가로 준비할 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6일까지 방역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17일에는 별도의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의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현재 6명에서 4명으로 줄이고, 시간제한 없이 운영되고 있는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밤 12시나 10시 등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계 일각에서 2주간 '긴급멈춤'을 제안하고 있는 가운데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종료 시간도 9시로 당기는 등 기존 거리두기 4단계 조치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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