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5일 17: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업체 글래스루이스가 내년 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가 없는 대기업의 이사선임안건 등에 반대의견을 낸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에 목소리를 높일 것을 주문한데 따른 조치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힌다.
15일 지배구조·의결권 컨설팅사 머로우소달리가 개최한 '2022 한국 주주총회 시즌 프리뷰' 웨비나에서 정민주 글래스루이스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 이사회가 한 가지 성(性)의 이사로 구성될 경우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 등에게 반대 권고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내년 8월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은 이사회를 전원 남성·혹은 여성으로 구성할 수 없게 된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에 앞서 연초 주주총회에서부터 개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글래스루이스는 "성별 다양성 외 기타 지배구조상 반대 이유가 없을 경우 반대 권고를 하지 않는다"고 여지를 뒀다.
여성가족부의 2021년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 결과 상장법인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 5.2%에 불과하고 사내이사로 한정하면 여성 비율이 4.6%에 불과하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여성이사의 비율이 30%가 넘는다.
지배구조와의 관련해선 대기업들의 물적분할이 잇따르는 데 대한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상희 한국ESG연구소 책임투자센터 센터장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경우 지난 2년 사이 40건의 단순 물적분할이 이뤄졌다"며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등 사적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인지 재무구조 개선이나 신사업 투자유치를 위해 불가피한 것인지 따져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성엽 머로우소달리 한국 대표는 "내년 주주총회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ESG관련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미리 대응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주주총회 시즌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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