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ILO사무총장으로 입후보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강 전 장관은 1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을 방문해 양경수 위원장과 약 55분간 면담했다. 강 전 장관은 입후보하게 된 포부와 자신의 강점을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의 출마를 강하게 비판해온 민주노총이었기에 양측의 만남에 큰 관심이 쏠렸다. 민주노총은 강 전 장관의 출마 소식에 논평을 통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며 강 전 장관이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면담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ILO 사무총장은 노동 현장과 노사관계 현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노동자의 기본 권리인 노동안전보건, 보편적 사회보장을 실현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기준에 비춰 ILO 사무총장으로 강경화 전 장관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지 거부를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 10월1일 강 전 장관의 ILO 사무총장직 입후보 이후 민주노총 방문을 계속 타진해 왔지만 당시 양경수 위원장의 구속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에 대한 면담도 요청했지만 민주노총은 만남을 거부해 왔다. 이후 강 전 장관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나머지 노사 단체만 방문해서 지지를 확보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지지를 얻는데 다시 한번 실패함에 따라, 강 전 장관은 전국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ILO 사무총장은 28개국 정부 대표와 노사 대표 각 14인 등 총 56명이 참여한 이사회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해야 선출되는 방식이다.
ILO 사무총장 후보에는 강 전 장관 외에도 프랑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토고 등 4개국에서 입후보했다. 사무총장 선거는 내년 3월25일 진행된다. 강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아시아 최초이자 첫 여성 ILO 사무총장이 된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소속 '선거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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