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1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신생 여아의 유골이 발견돼 고고학계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볼로냐·제노바·페라라대 공동연구팀은 북서부 리구리아주 도시 알벤가의 한 동굴에서 1만 년 전 생후 40일가량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생 여아의 무덤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신생아 유해다.
여러 작은 뼈조각으로 나뉜 유해는 70여개의 목걸이와 조개껍데기 펜던트 등으로 장식된 덮개에 싸여있었다고 한다. 무덤 주변에서는 수리부엉이의 발톱과 조개껍데기 장식품, 부적류도 있었다. 연구팀은 당장 사인을 알기 어려우나 아이를 감싼 담요의 장식 등으로 미뤄볼 때 소속된 종족 사회에서 매우 귀하게 다뤄진 인물로 추정된다. 연구팀 한 관계자는 “이는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공동체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여졌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발견은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당시 종족 사회 특성상 남자아이가 여아보다 더 대우받았을 것이라는 기존 학계 가설이 도전받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중석기 시대 신생아 무덤이 이처럼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그 연구 가치가 크다면서 이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 구조와 매장 문화, 종교 의례 등을 엿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유해 발견과 관련한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기재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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