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유 여부에 따른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가만히 앉아있다가 상대적 자산이 급감했다는 '벼락거지' 현상이 가시화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민 열명 중 일곱명은 내년 집값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벼락거지 현실화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주택 보유가구와 전세가구의 가구당 자산 격차가 1억9761만원으로, 2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1억4273만원에 비해 38.5% 벌어졌다.주택보유가구의 평균자산이 5억7993만원에서 6억6162만원으로 14.1% 뛰는 동안 전세세입자는 4억3720만원에서 4억6401만원으로 6.1% 늘어나는 데 그친 결과다.
부채는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 부채를 감안한 순자산 보유액은 주택보유가구가 작년보다 7529만원 증가한 5억5936만원, 전세 가구는 2263만원 증가한 3억5591만원이었다. 이는 지난 3월 말의 가구당 자산을 조사한 결과다.
부동산에 대한 믿음은 더 견고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후 거주지역 주택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 가구주의 35.6%가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2020년 조사 때 23.0%에서 12.6%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 국민들은 가격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은 35.3%로 두 응답을 합치면 70.9%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8.2%에 그쳤다. 작년 13.5%에서 5.4%포인트 감소했다.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은 가구 소득의 증가 또는 여유자금 발생 시 주된 운용방법을 묻는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여유자금으로 부동산 구입을 하겠다는 응답이 작년 24.0%에서 올해 27.1% 증가했다.
투자 고려사항 안전성 줄고, 수익성↑
부동산 투자 목적으로는 내 집마련을 꼽는 비중이 34.3%로 가장 높았다. 가치 상승을 노려보겠다는 응답은 22.3%를 기록해 1년 전에 비해 2.2% 증가했다. 은퇴자들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급증하면서 노후 대책 목적으로 부동산을 사겠다는 사람은 1년 전 18.6%에서 1.2% 감소한 17.4%에 그쳤다.부동산 중에선 아파트가 더욱 선호되고 있었다. 아파트를 사겠다는 응답이 56.6%에서 61.1%로 상승한 반면, 단독주택, 주거용건물, 비주거용건물을 사겠다는 응답은 일제히 하락했다.
부동산 외에는 주식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투자시 선호하는 운용방법을 묻는 질문에 '주식'을 고른 사람이 작년 6.2%에서 올해 13.0%로 두배 넘게 늘었다. 13.0%중 11.0%는 주식투자 방식으로 직접투자를 꼽았고, 2.0%만이 수익증권 등에 간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예금하겠다는 사람은 89.5%에서 83.2%로 낮아졌다.
금융투자의 우선 고려요소 중에선 안전성을 꼽은 사람이 67.1%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는 1년 전에 비해선 2.3%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수익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올해 20.5%로 작년 15.3%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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