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의 질주는 올해도 이어졌다. 미국과 한국의 인터넷 기업은 탄탄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가 상승률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질주가 눈에 띈다. 올해 50.46% 오르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클라우드 서비스 성장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고, 메타버스를 위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신성장동력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진 결과다. 요즘 주가가 부진하지만 네이버도 32.48% 오르며 뒤쫓았다. 네이버페이·스마트스토어 급성장이 주가를 받쳤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가치 평가도 이뤄지며 기대치를 더 끌어올렸다.
반도체 기업 주가 성적은 산업의 미래를 선점한 순서대로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에 특화된 반도체에서 영역을 확장하며 올해만 주가가 133.31% 올랐다. 엔비디아는 AI 기반의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를 발표했는데, 이 플랫폼이 메타버스 구현에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엔비디아의 급등으로 대만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넘겨줘야만 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보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 우려에 비교적 주가가 부진했다. TSMC는 올 들어 13.64% 올랐지만 삼성전자는 4.2% 하락했다.
전기차 시장에선 미국에 승기를 내준 중국이지만, 배터리 시장에서는 두각을 나타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ATL은 올해만 주가가 84.84% 올랐다. CATL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삼원계(NCA) 배터리에 비해 운행 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CATL은 최근 LFP 배터리의 주행 가능 거리를 크게 끌어올렸고, 테슬라도 LFP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했다.
글로벌 2위 업체인 LG화학은 배터리 화재 문제뿐만 아니라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올해 주가가 14.93% 내렸다. 글로벌 3위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도 올해 2.56% 상승에 그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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