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 감독 "방송 전 논란, 고통과 압박"

입력 2021-12-16 14:46   수정 2021-12-16 14:48



'설강화' 연출자가 방송 전 불거진 논란으로 느낀 심경을 전했다.

조현탁 감독은 16일 JTBC 새 주말드라마 '설강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창작자들이 작품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만든다"며 "그 부분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방송 전부터 (논란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게 창작자에게 고통이고 압박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대학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다. 수호 역엔 배우 정해인, 영로 역엔 블랙핑크 지수가 캐스팅됐다.

조 감독은 "'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하지만 군부정권이라는 것 외에 모두 가상의 인물, 가상의 배경"이라며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기 위한 설정이고, 그 안에서 저희들만의 리얼리티와 이야기를 소신껏 만들었다"고 말했다.

'설강화'는 분단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원치 않는 운명에 휩쓸렸으나, 끝내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준 두 청춘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라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대생들이 학생운동을 하는 줄 알고 남파간첩을 숨겨준다는 설정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 전신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소속 인물이 중요 배역으로 등장하는 점도 문제가 됐다.

배우 장승조가 맡은 안기부 1팀장 이강무 역은 언제나 절도 있게, 뒤로 물러나는 법 없이 임무를 수행해온 원칙주의자이자 대쪽 같은 인물이다. 당시 안기부에 의해 간첩으로 몰리고, 불법 고문까지 당한 피해자가 있는데도 안기부 소속 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자칫 당시 안기부를 미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불어 여주인공 이름이 '영초'라는 것도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 씨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JTBC 측은 즉각 해명했지만, 논란은 이어졌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송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조 감독은 "초기에 문구 몇개가 유출됐고, 자기들끼리 조합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말들이 퍼지고,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하면서 여러가지를 느꼈다"며 "(시놉시스) 관리에 소홀했던 제작진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하는 거라 우려하는 부분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직접 보고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최근 영화, 드라마가 주목받고 있다. 제 일처럼 기쁘고, 알 수 없는 으쓱함도 생긴다"며 "창작자들이 작품에 임할 때 최선을 다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만든다. 그 부분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설강화'는 18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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