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 나선 곳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의 기업 재기지원펀드였다. 2015년 8월 120억원을 재영솔루텍에 투자했고 덕분에 이 회사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기업 재기지원펀드는 2017년 개성공단 폐쇄로 재영솔루텍이 또 한번 위기를 맞았을 때도 12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재영솔루텍은 이 돈으로 베트남 공장을 지어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되살아났다.
성장금융이 설립 후 처음 만든 기업 재기지원펀드인 ‘에스지-케이스톤 펀드’가 지난 15일 청산되면서 펀드 성과가 투자은행(IB)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위기에 몰렸던 국내 강소기업들을 되살린 동시에 수익도 당초 기대치를 웃돌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펀드는 2013년 10월 기업들의 재기를 돕는다는 취지로 630억원 규모로 설정됐다. 성장금융이 운용하는 기업 재기지원펀드 3개 중 하나였다. 창호를 시공하는 코스모앤컴퍼니와 코스모화학 등도 이 펀드 덕에 부활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이들 회사는 2013년 경기 부진 여파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부실사업부를 정리하고 대주주가 사재 출연에 나섰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자 에스지-케이스톤 펀드가 150억원을 투자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가진 중소·중견기업 중에 계열사의 재무 상황 악화를 관계사 간 자금 지원 등 임시방편으로 해결하려다 같이 망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코스모앤컴퍼니 등은 이런 고비만 넘기면 충분히 재기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투자한 자금은 이달 초 모두 회수했다. 펀드가 만들어진 지 8년2개월 만이다. 상장사인 재영솔루텍과 코스모화학 주식은 장내에서 조금씩 처분했고, 코스모앤컴퍼니는 대주주와의 거래로 투자금을 되찾았다. 재영솔루텍에 투자한 240억원은 407억원이 됐고, 코스모앤컴퍼니와 코스모화학에 들어간 150억원은 320억원으로 돌아왔다. 펀드 수익률은 165%에 달했다.
성장금융은 1조5000억원을 출자해 조성한 4조2000억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도 비슷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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