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독무대였던 폴더블폰 시장이 중국 제조사의 공세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공세까지 펼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포는 지난 15일 첫 폴더블폰 '파인드엔(Find N)'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와 같이 안으로 접히는 방식을 택했고 초박막유리(UTG)를 디스플레이 상단에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파인드엔의 외부 화면비는 18대 9다. 갤럭시Z폴드3의 25대 9와 비교했을 때 세로가 짧다. 외부 화면은 5.49인치, 메인 화면은 7.1인치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이에 대해 "오포는 외부 화면 가로세로 비율을 정확히 설계했다"며 "타자를 입력하기 편하고 화면 상단까지 도달하는 것도 더 쉽다"고 높이 평가했다.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900만대에서 2023년 3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가격이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갤럭시Z폴드3 출시를 앞두고 가장 신경쓴 부분도 가격이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를 240만원에 육박했던 전작 갤럭시Z폴드2보다 약 40만원 가량 저렴하게 내놓으면서 폴더블폰 대중화를 크게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제조사들이 속속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면서 폴더블폰 가격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포가 이번에 출시한 파인드엔의 출고가는 7699위안(약 143만원)으로,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 199만8700원보다 약 56만원 가량 싸다. 가장 저렴한 폴더블폰으로 주목받았던 중국 샤오미의 첫 폴더블폰 '미믹스폴드' 가격인 9999위안(약 172만원)보다도 약 31만원 가량 저렴하다.
갤럭시Z플립3와 닮은 클렘셸(조개껍데기)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하는 화웨이가 출고가를 어떻게 책정할지도 관심사다. 갤럭시Z플립3의 출고가는 125만4000원이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더플폰 전망에 대해 "2023년 (폴더블폰 글로벌 출하량이) 3000만대가 되기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는 폴더블의 가격 하락"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 폴더블이 플래그십 영역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가 영역의 폴더블폰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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