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대법원에 '수용자 법원 출석 최소화' 긴급 요청

입력 2021-12-17 17:13   수정 2021-12-20 08:56


충남 홍성교도소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서울 동부구치소,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교정시설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법무부는 대법원에 수용자의 법원 출석 최소화 등을 긴급요청하는 등 방역 관리체계 강화에 한층 힘을 쏟고 있다.

법무부는 17일 대법원(법원행정처)에 재판 출석일 연기, 집중심리 강화, 원격 영상 재판 등을 통해 교정시설 수용자의 법원 출석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정에 나가는 수용자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KF94 마스크나 페이스 쉴드, 라텍스 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 14~16일에는 전국 교정시설 직원과 수용자 7만여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오는 20~24일엔 전국 교정시설 직원들에 대한 2차 전수조사도 진행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지난 13일 홍성교도소에 이어 16일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방역실태 점검에 나섰다. 박 장관은 “필요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검찰과 방역당국 등과도 협의해 방역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정시설 확진자가 갈수록 늘자 긴장의 끈을 더욱 조이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홍성교도소에서만 지난 16일 기준으로 총 4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밖에 동부구치소, 남부교도소,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대구교도소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백신 접종자가 많았음에도 연이은 ‘돌파 감염’에 코로나19 확산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 직원의 97%, 수용자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법무부는 철저한 방역을 통해 지난해 말 동부구치소 사례와 같은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동부구치소에선 지난 11월27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만에 확진자가 700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빨랐다. 직원 및 수용자, 이들의 가족, 지인까지 포함한 누적 확진자 수는 한때 1200명을 넘기도 했다. 급속한 확산 사태에 “좁은 공간에 수용자들을 과도하게 밀집시켰다” “마스크 지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는 소송으로까지 번진 상태다.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은 올초 정부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을 상대로 5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2건은 최근 재판에 돌입했다. 오는 21일 수용자 4명이 법무법인 청을 통해 제기한 4000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2차 변론이 진행된다. 같은 날 다른 수용자와 그 가족 33명이 법무법인 비트윈을 통해 낸 1억8200만원대 손해배상에 대한 1차 변론도 예정돼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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