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러 가던 경찰관이 보이스피싱 전달책을 목격해 현장에서 붙잡아 화제에 올랐다.
17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30분쯤 정찬오 경감은 백신을 접종하러 연산동의 한 현금인출기 앞을 지나가던 중 수상한 장면을 봤다. 20대 남성이 현금인출기 옆에 5만원권 지폐를 쌓아두고는 입금하고 있었던 것. 이 남성이 주머니에서도 현금을 꺼내 입금하자, 정 경감은 직감으로 보이스피싱 일당임을 알아챘다.
정 경감은 즉시 112에 신고했다. 그리고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남성에게 시비를 걸었다. 정 경감은 현금인출기 문을 두드리며 “내가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입금하면 어떻게 하냐”고 따졌고, 이에 당황한 남성이 입금을 멈추고 정 경감과 시비가 붙었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인근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도착해 남성을 체포했다. 수사 결과 이 남성은 보이스피싱 전달책이었다. 당시 그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서 2400만 원을 뜯어내 200만 원을 조직 계좌에 송감한 상태였다.
정 경감은 경찰 생활 35년 중 26년을 수사부서에서 근무해왔으며, 정년을 1년 앞둔 베테랑 경찰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 베테랑 경찰의 매의 눈으로 보이스피싱범을 붙잡고 피해자의 소중한 돈도 돌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정 경감의 공을 높이 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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