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일방적으로 폐교한 서울 은평구 은혜초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법인과 이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2심에서도 승소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판사 설범식 이준영 박원철)는 은혜초 학생과 학부모 등 182명이 은혜학원과 이사장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 ‘은혜학원과 이사장이 학생 1인당 300만원, 학부모 1인당 50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은혜학원은 재정 악화를 이유로 2018년 2월부터 은혜초를 폐교하기로 했다. 이후 법인은 서울시교육청에 폐교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그럼에도 은혜초는 2018년 3월 개학한 뒤에도 담임 교사를 배정하지 않는 등 학사행정을 하지 않았고, 결국 은혜초는 폐교됐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같은해 4월 “의견 수렴이나 유예 기간도 없이 기습적으로 폐교를 통보해 피해를 봤다”며 법인과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법인이 일방적으로 폐교를 결정해 통보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고려한 대책도 없었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재학생들의 전학 과정은 갑작스러운 폐교 통보를 통해 이뤄졌고, 피고들은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제공하지도 않았다”며 “1심이 정한 위자료 액수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폐교에 대한 형사적 처벌도 받게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부상준)는 최근 초중등교육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학교법인 은혜학원 김 이사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은혜초가 폐교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고인은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김씨의 책임을 인정했다. 김 이사장은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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