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중소기업 수출은 지난달 29일 현재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1052억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100억달러 수출이 확실시된다. 전체 수출의 18% 수준이다. 2018년엔 ‘반도체 특수’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중소기업 수출을 주도한 데 비해 올해는 다양한 품목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소기업 수출품목 중 화장품이 2010년 수출품목 62위에서 2위로 급성장했다. 반도체 제조장비와 K방역 관련 의약품 수출도 같은 기간 4배 이상 증가했다. K푸드 열풍으로 농수축산 가공품 수출도 15억달러를 기록, 2010년 대비 161% 늘었다. 1000만달러 이상 중소 수출기업은 올해 1834개로, 2010년 10월(1378개)보다 33.1% 증가했다.
경제계는 수출 강소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물류대란을 딛고 낸 성과라는 점을 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유정열 KOTRA 사장(사진)은 “강소기업들이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수출 저변을 확대한 결과”라며 “1956년 무역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5년 만에 수출에 성공한 보니앤코가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덕성여대 디자인과 동기인 두 여성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책가방 제조업체다. 아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빛을 반사하는 특수원단을 사용해 어느 각도에서나 눈에 잘 띄는 책가방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국제 전시회에 참가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초 KOTRA의 러브콜을 받아 다시 수출에 도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무역관에서 발굴한 바이어 L사가 보니앤코의 책가방에 관심을 보였고, 올 8월 첫 수출에 성공했다.
KOTRA 해외무역관은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을 대신해 직접 현지 투자자 및 바이어와 만나 신뢰를 쌓고, 수출 계약으로 연결되도록 지원하면서 해당 기업의 해외 지사 역할을 하고 있다. 비대면 마케팅이 늘고 있지만 현지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혁신기술을 홍보하고, 화상 상담에 참여하도록 하려면 여전히 대면 접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수출 경험이 없거나 현지 네트워크가 약한 기업들을 위해 유망 시장 발굴, 수출실무 컨설팅, 해외 바이어 상담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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