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가 경기도 성남시에서 중학교를 나온 이재명 후보의 둘째 아들이 응시자격이 없던 서울 소재의 한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강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의 둘째 아들 A 씨는 한영외고를 2012년 2월 졸업했다"며 "한영외고는 서울에 있으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있고, 학생 본인도 서울 소재 중학교를 졸업해야만 응시자격이 있다"라고 적었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중학교를 졸업했고, 성남에서 계속 거주해온 이 후보의 둘째 아들은 어떻게 한영외고를 졸업할 수 있었을까"라며 "입시비리의 실마리는 여기서부터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A 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한 2009년 한영외고의 입시 요강에 따르면 강 변호사가 주장했던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한영외고의 2009년도 신입생 지원자격은 '원서작성 당시 중학교 졸업(예정)자 또는 동등 학력 인정자 중 지원별 세부자격요건을 갖춘 자'였으며 모집지역도 따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09년 2월 '2010학년도 특목고(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전형방법 변경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시내 외고에 지원할 수 있는 수험생의 자격을 서울이나 외고가 없는 지역 거주자로 제한했다. A 씨가 한영외고에 입학한 2009년 입시보다 1년이 지난 뒤부터 강 변호사가 주장한 입시 요강이 적용된 것.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영외고는 2010년도부터 광역소재지 중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게끔 입시요강이 바뀌었다"며 "A 씨는 성남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다가 한영외고를 입학한 뒤 2012년 졸업했으며 당시 입시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영외고 지원 자격은 서울특별시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와 외국어고등학교가 없는 시·도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 중학교 졸업자로서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자, 중학교 졸업자와 동등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7조)로서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자, 다른 시·도 소재 특성화중학교 및 전국단위 모집 자율학교로 지정된 중학교 졸업예정자 중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자로 한정한다.
응시자가 서울특별시에 거주함은 물론 원서 접수 당시 전 가족이 서울특별시에 주민등록이 되어있고 실제 거주해야 한다.
강 변호사는 현재 기준으로 A 씨의 한영외고 입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주장하려 했다가 사실이 아닌 점이 드러나 망신을 샀다.
그는 앞서 이 후보 첫째 아들이 불법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페이스북에 "내가 듣기론 둘째 아들 문제가 더 심각할 것 같다"면서 "이래서 미리부터 비천한 집안임을 강조했나"라고 조롱했다.
한편 현재 강 변호사가 올렸던 한영외고 입시비리 의혹 글은 삭제된 상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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