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중국의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하락마감했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영국의 봉쇄 가능성, 미국의 사회지출법안 통과 실패 등의 악재가 연말 헤지펀드의 리밸런싱과 맞물리면서 큰 폭의 변동성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4.73포인트(1.81%) 내린 2963.00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16.40포인트 낮은 3001.33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장 초반 3000선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전 10시15분께부터 힘이 빠지며 급락세를 탔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732억원 어치와 5575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6575계약을 매물로 쏟아내기도 했다. 개인이 홀로 1조83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미국의 사회지출 법안 통과 실패에 따른 미국 주요 지수선물 하락에 동조화됐다”며 “또 글로벌 오미크론 확산 우려와 아시아 증시 하락 등에 지수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전에 중국이 20개월만에 LPR을 0.05%포인트 낮춘 3.80%로 고시했는데도, 증시에 힘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규모가 작았다”며 모호한 금리 인하가 오히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부각시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동결 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면 그나마 괜찮았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업종은 의료정밀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화학, 철강·금속, 전기가스업, 은행, 유통업, 건설업, 운송장비 등이 2% 이상 하락했다.
화학 업종의 경우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5.88%와 3.82%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폭으로 빠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리비안과 GM의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다. 이외에도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뱅크,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등이 2% 넘게 하락했다. 1%대로 빠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나마 가장 양호한 수준이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0.75포인트(1.07%) 내린 990.51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기관과 개인이 각각 974억원 어치와 13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108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펄어비스와 에이치엘비가 2% 이상 올랐다. 오미크론 확산 공포에 씨젠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카카오게임즈, 엘앤에프 등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90원(0.84%) 오른 달러당 1190.80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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