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언제 터졌나. 벌써 2년이 됐다. 그런데도 지금 특단의 대책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그러면 그동안은 무엇을 했나’ ‘이런 상태로 과연 해결 능력은 갖고 있는 건가’라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달리 긴박하게 펼쳐지는 상황에 대통령이 당황해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지난달 1일 시작됐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는 정부의 역량부족으로 인해 국민생명까지 잃게 된 ‘국가적 의료사고’라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기간이었던 11월 1일~12월 18일 병상이 없어 입원 대기 중 숨진 코로나 확진 환자는 52명이었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12명에 비해 이 48일 동안에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20일 기준 수도권의 중환자 병실 가동률은 87.7%로 90%에 육박하고, 경북은 남은 병상이 전혀 없다. 대전 세종 충북은 1개씩뿐이다. 만삭의 임신부가 병상을 못 구해 119 구급차 안에서 출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거의 2년 동안 철저한 대비 없었던 안이한 방역의 후유증이 이토록 끔찍하다.
정부는 뒤늦게 국공립 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 대응 총력전에 나섰지만, 미덥지가 못하다.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의 병상 확보는 중증환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경증환자의 위중증화를 막는 게 근본 대응법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예상보다 더 많은 병상이나 치료소가 필요하다. 한정된 의료 역량을 코로나 치료에 집중할 경우 일반 중환자 치료에 대한 대책은 또 어떤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말년이 없다”고 했다. 정권 말까지 국정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인데, 그렇다면 물러나는 날까지 책임도 져야 한다. 아직도 임기는 넉 달여 남았다.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임기 말까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모든 정부 부처가 방역 당국이라는 자세로 코로나 방역에 ‘올인’하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종전선언’ 같은 데 집착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 대응 실패로 발원지로 의심받는 중국에까지 조롱받아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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