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한 점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열어 화제다. 시민들 사이에선 찬반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경기 부천에 위치한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A 씨는 지난 21일 '미접종자 커피 무료' 행사를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매장에 붙였다.
안내문에는 "사회의 눈치 보느라 힘드셨죠? ‘미접종자’라고 살짝 말씀해주시면 응원해 드리는 차원에서 커피 무료로 제공해 드릴게요. 힘내세요.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이어 "백신 미접종자는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니다"라며 '방역패스 반대', '선한 반항' 등의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A 씨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관련 행사 게시물을 게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진 이 행사는 네티즌들의 담론이 벌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포털사이트에서 "용기와 결단을 응원한다", "오너 마인드가 선진 시민 마인드인데 커피 맛 당연 최고다", "시간 나면 자주 오겠다", "최고의 카페, 최상의 신념" 등 A 씨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리뷰와 함께 별점 5개를 남겼다.
반면 별점 1개를 남기며 소위 '별점 테러'를 가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기적인 마인드다", "백신 안 맞은 사람만 가라", "개인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본사에 항의한 네티즌도 있었다. 결국 A 씨는 본사 측의 설득으로 해당 안내문을 제거했다고 한다.
A 씨는 "전화로 응원한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 마음만 받았지만 입금해 드릴 테니 그 돈으로 사장님이 원하시는 좋은 일 하라는 분들도 계셨다"며 "많은 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되고 힘이 됐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감사했다"고 했다.
이어 "본사와 무관하다는 캡션을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본사 쪽에 항의가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본사 측과 약간의 언쟁 끝에 저로 인해 다른 분들(본사 및 타지점)이 피해를 입게 되면 아무리 좋은 뜻을 펼친다 하더라도 그 좋은 뜻이 나쁜 결과를 낳게 할 순 없기에 끝엔 수긍을 하고 게시물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단 차별받는 분들께 (커피를) 무료로 드리는 건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안내문을) 보신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자신 있게 말씀해 달라"고 했다.
A 씨의 카페뿐만 아니라 지난 20일에는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지침에 대놓고 따르지 않겠다는 카페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해당 카페가 부착한 안내문에 따르면 "본 매장은 앞으로 정부의 영업시간제한 지침에도 24시간 정상영업한다"며 "정부의 이번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적혀 있다.
이어 "전국 14곳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지난주 서귀포점을 폐업하게 됐고, 지난 1년간 누적 적자가 10억 원을 넘었으나 그 어떤 손실보상금도 전혀 받지 못한 채 어렵게 운영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와 용서, 그리고 많은 이용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때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방역 지침 강화에 불만을 느낀 이들은 해당 카페를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결국 이 카페는 방역 당국으로부터 고발당해 오후 9시에 영업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적모임 최대 인원 4명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미접종자 식당 및 카페 이용 시 동석 불가능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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