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 14년 도전의 '결실'…국내 최대 심뇌혈관센터 유치

입력 2021-12-22 17:54   수정 2021-12-23 02:22

국립암센터 수준의 국가의료 중추시설이 될 국립심뇌혈관센터가 전남 장성군에 들어선다. 총 2000억원을 들여 심뇌혈관 관련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 연구소를 짓는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22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국립심뇌혈관센터 구축 사업의 책임자 격인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최근 전남도청을 방문해 사업 예정지를 장성군으로 재확인하고, 사업 규모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전라남도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센터 건립 사업 규모를 늘리고 시설과 조직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별도 전담팀을 꾸려 조직 및 예산 확보 등 현안에도 함께 대응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연구소 역할과 기능 수행을 위한 시설, 인력 등을 감안해 지난 4~10월 자체 연구용역을 했다. 여기에는 기관 이름을 국립심뇌혈관연구소로 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980억원(부지매입비 216억원+공사비 1169억원+기타 595억원)을 들여 3만4000㎡ 부지에 연구소를 짓고, 조직은 1부 4센터 28과로 구성해 독립 연구소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시행한 용역 결과(490억원)보다 사업 규모가 네 배 늘어난 것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다르게 나왔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조정 심의를 거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타당성 재조사를 하겠다”며 “행정안전부에서 새 조직에 대한 승인도 받아야 해 9개월 정도 지나면 정확한 설립 규모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라남도와 질병청 등은 연구소 설립 추진을 위해 진행 상황 공유와 함께 공동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매달 정례 회의를 열고 국립심뇌혈관연구소 설립에 따른 조직, 예산 확보와 KDI의 타당성 재조사 등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은 국민 사망 원인 2위(24.3%)에 오른 심뇌혈관질환을 정부 주도로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역 의료계는 구축사업비 규모와 관계없이 경기 고양시에 설립·운영 중인 국립암센터 수준의 국가의료 중추시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7년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을 추진한 장성군은 14년 동안 도전을 이어왔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국정 100대 과제에 선정되면서 설립이 가시화됐다. 내년 정부 예산에 국립심뇌혈관센터 설립 토지 매입비 등 28억원이 반영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무안·장성=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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