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DL에너지는 최근 포승그린파워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삼일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측은 다음달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한 뒤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DL에너지가 보유한 포승그린파워 보통주 지분 100%다. 매각 측은 5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FI)인 노무라증권이 보유한 우선주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노무라증권은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 386만 주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134만52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전환 시 지분 30.0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포승그린파워는 DL에너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DL에너지가 2015년에 총 사업비 2400억원을 들여 경기 평택시 포승산업단지 내에 설립했다. 캐나다 등지에서 폐목재를 수입해 연료로 활용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포승산업단지 내 업체에 열 공급을 하면서 집단에너지사업(지역난방)도 영위하고 있다. 201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매출 428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하락한 영향으로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지만 올 들어서는 매출 호조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은 291억원, 영업이익은 114억원이다.
DL에너지가 주력 자회사를 매각하는 건 해외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한 건 2013년 호주 퀸즐랜드 밀머란 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이후 미국과 호주, 파키스탄, 요르단, 칠레 등에서 14개 발전소에 투자해 총 6.9GW 규모의 발전 용량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페어뷰 천연가스 복합화력발전소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포승그린파워 인수 후보로는 KKR, 블랙스톤, 맥쿼리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가 거론된다. 포승산업단지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의거한 외국인투자기업 전용임대지구이기 때문에 외자 참여가 필수다. DL에너지가 노무라증권을 외부 투자자로 유치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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