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는 2019년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역량이 뛰어난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 주는 기술 역량 레벨 평가제를 도입했다. 첫해 50%였던 기술 역량 레벨 연봉 인상 반영률이 올해는 100%로 확대됐다. 사내 공감대가 커진 결과다. A씨는 “연공이 아니라 직원 역량을 우선시해 합리적 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LG CNS 직원의 역량 레벨(1~5)은 사내 기술인증시험인 ‘TCT(Technology Certification Test)’로 평가해 정한다. 최종 역량은 ‘기술 역량’과 ‘산업·리더십 역량’을 합해 산출된다. TCT는 인공지능(AI) 등 총 2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산업·리더십 역량’은 각 조직의 리더들이 매기는 정성 평가다. 역량 레벨에서 기술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 LG CNS 직원들은 매년 TCT에 응시하고 역량 레벨은 매년 갱신된다.
절대 평가인 역량 레벨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연봉은 뜀박질을 시작한다. 정해진 쿼터도 없다. 입사 10년 차 미만인 사원과 선임(대리급) 중 올해 연봉 인상률이 10% 이상인 경우가 30%나 된다. 구인구직 정보 서비스업체 잡코리아가 설문 조사한 올해 대기업 직장인의 평균 연봉 인상률이 4.8%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인상폭이다. 작년엔 여기에 ‘패스트 트랙’까지 추가했다. 역량이 더 뛰어난 ‘S급 인재’를 골라 더 많은 보상을 주기 위해서다. 이 경우 20% 가까이 연봉이 오르기도 한다.
‘승진 조건’의 고정관념도 깼다. 이전에는 선임 5년 차 이상만 책임(과장, 차장, 부장급) 승진 대상자였지만 역량 레벨을 도입한 후에는 연차에 상관없이 모두 승진 대상자가 됐다. LG CNS는 올해 역량 레벨 3.5 이상의 사원과 선임 50여 명을 발탁해 책임으로 직급을 올렸다. 전체 책임 승진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절대평가니까 이론적으로 전 사원이 높은 레벨을 받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LG CNS의 혁신은 2015년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시작됐다. 직원들의 반발 등 제도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해법은 끈질긴 소통. 분기별 정례 모임, 사보, 사내 게시판 등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술 중심 회사로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기술역량 레벨 제도 도입 공청회를 30회 넘게 열었다.
LG CNS는 매년 매출, 영업이익에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와 66% 늘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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