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돌아온 SF명작 '매트릭스'

입력 2021-12-22 17:48   수정 2021-12-22 23:55

전작들을 적극 활용한 메타포(은유)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를 통해 날카롭고 묵직한 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하지만 액션의 참신함이 떨어지는 등 전작의 무게를 완벽히 덜어내진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8년 만에 돌아온 SF 명작 ‘매트릭스’ 이야기다.

매트릭스는 1999년 첫 시리즈 공개 직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뇌를 지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자 가상현실 공간인 매트릭스에서 인공지능(AI)과 이에 대항하는 인간의 대결을 그렸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2003년엔 2편과 3편을 잇달아 선보였다.

22일 개봉한 4편 ‘매트릭스: 리저렉션(Resurrection·부활·사진)’에선 인류를 위해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욱 진일보한 가상현실 속에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 키아누 리브스가 네오이자 토머스 앤더슨 역을, 캐리 앤 모스가 상대역 트리니티를 그대로 연기했다. 전작들을 연출한 워쇼스키 자매 중 언니인 라나 워쇼스키 감독이 단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전작에 나온 장면들과 같거나 비슷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트리니티가 있는 곳에 요원들이 찾아오는 장면과 대사부터 1편과 동일하다. 이후 파란 약과 빨간 약, 흰토끼 등 전작에서 활용된 다양한 메타포를 변주해 보여준다. 이 같은 반복 시퀀스를 통해 영화는 전작의 내용을 환기시키는 것은 물론 자연스러운 연결을 유도한다.

전작에 기반을 두면서도 독특하고 기발한 설정으로 재미를 더한다. 매트릭스가 사실은 세계 최고 게임회사 개발자인 앤더슨이 개발한 게임이었다는 것. 그가 이 게임으로 과거 큰 성공을 거뒀으며, 회사에서 속편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본격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매트릭스는 좀 난해해야 한다”는 등 영화 속편 제작 과정에서 나왔을 법한 얘기를 연상하게 하는 설정과 대사들이 웃음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게임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앤더슨처럼, 관객들도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자신이 네오임을 다시 자각한 앤더슨이 트리니티를 구하고 사랑을 지키려 한다. 두 사람의 화려한 부활과 애틋한 재회는 매트릭스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액션 장면에서 다양한 시각효과와 압도적인 스케일을 내세운 것은 돋보인다. 그러나 지나치게 전작 설정들을 자주 활용해 액션이 다소 진부하게 다가오는 점은 아쉽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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