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6개월간 전례 없는 2030 지지율을 기록했고, 이게 이준석의 영향이 있다고 간단히 생각해 봐야 하는데 전혀 아니다(안 하고 있다)"라고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직격했다. 그간 본인이 펼쳐온 이른바 '세대결합론'이 2030 세대의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였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우리가 표에 대한 분석은 아주 냉철하게 해야 되는 게 '누구를 영입했다고 해서 표가 올라간다'고 하는 것은 영입된 사람들이 자기 몸값을 올리기 위해 하는 주장이다. 젊은 세대 표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고 우리가 설정하는 방향성과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지금까지 가져온 젠더 이슈에 대해 일부는 안티 페미니즘으로 몰긴 하지만 안티 페미니즘의 요소가 거의 없다"며 "저는 여성기자협회에 가서도 주장했던 게 '여성기자협회가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들을 탄압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애초에 여성기자들이 불합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협회가 생성됐을 것이고 그런 요소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우리는 가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걸 남성팀, 여성팀으로 (나누는 걸로) 이해하는 분들이 있다. '일부가 이준석을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상처럼 묘사하니까 그럼 이대녀의 표상을 한번 데리고 와 보자' 이런 식으로 청개구리식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영입 대상이 이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건 진짜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알려진 신지예 선대위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도 언급했다.
그는 "만약 신 부위원장이 우리 당에 와서 20대 여성이나 자신들이 소구력이 있다고 하는 곳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당당하게 저랑 논쟁해야 한다. 그러면 20대 여성들도 '저 당이 되게 진지한 고민을 하는구나'라고 할 수도 있다"며 "저는 이수정 교수나 신 부위원장 같은 분들 중에는 강성 발언을 하셨던 분도 있고, 전문가적인 발언이지만 당의 방침과 반대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지적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1일 선대위 사퇴를 선언하면서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본인의 사퇴가 2030 세대의 지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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