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전자는 0.63% 오른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 장 중에는 8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중 8만원대까지 올라간 것은 지난 8월1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올해 내내 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12.06% 반등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이달 들어 2조57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당초 시장 예상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다는 지표가 확인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4대 데이터 센터의 삼성전자의 D램제품 수요는 전년 대비 20~2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삼성전자 D램 공급 증가율(16%)를 상회하는 수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D램 재고가 현재 전분가 대비 30% 가량 감소한 상태인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서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황이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내년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당초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다운사이클 기간 제품 가격은 평균 30% 가량 빠진다"며 "내년 1분기 하락 예상폭은 10% 내외, 2분기 역시 2~3% 수준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주가 상승률이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0% 수준이라는 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시장 예상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1분기에는 지정학적 불안요소가 산재해있다"며 "유럽의 난방비 부담이 커지면 내구재 수요도 줄어들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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