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육식의 지속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람이 먹는 고기를 생산하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동물 사료가 필요하다. 날로 증가하는 육식은 지구 환경을 위협하고 식량안보 문제도 야기한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 채식을 해야 한다’고 하면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채식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고, 채식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선뜻 고기를 끊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다수가 지닌 육식의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육식이 초래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은 세포배양육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산업 발전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책을 쓴 체이스 퍼디는 식품과 농업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미국 출신 저널리스트다.
고기에 대한 대안으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것은 ‘콩고기’로 대표되는 식물성 대체육 정도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비식물성 대체육 중에 ‘세포배양육’ 또는 ‘배양육’이라고 불리는 제품은 소량의 동물세포를 떼어내 배양해 만든 고기다.
콩고기와 달리 세포배양육은 기존 고기의 식감과 육즙, 맛 등을 꽤 생생하게 구현했다. 철저히 통제된 환경에서 세포를 배양하기 때문에 노로바이러스, 살모넬라균 등 세균의 위협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아직 비싼 게 단점이지만, 업계의 노력으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이 식품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제너럴일렉트릭 전 회장 잭 웰치 등 해외 유명 기업가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세포배양육의 가장 큰 장벽은 아직 먹어본 사람이 적고, 이 기술을 알지 못하거나 회의적인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점차 더 많은 사람이 세포배양육을 접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는 똑같이 서툰 방식으로 새로운 고기를 씹고, 맛보고, 삼키고, 소화할 것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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