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K콘텐츠의 저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오랜 세월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축적이 두루 영향을 미쳤을 터다. 한국인의 집단 심성에도 야담(野談)의 영향이 적잖게 녹아 있다. 조선 시대 경기 광주에 살았던 재야 선비의 야담집이 대학 도서관을 벗어나 현대인에게 다가왔다. 귀신과 도적, 암행어사가 펼쳐내는 호환(虎患)과 전란, 음덕(陰德)과 보은(報恩)의 스토리는 오늘날 봐도 흥미롭다. (안대회 외 옮김, 성균관대학교출판부, 680쪽, 3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