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집권 시 임기 내 병사 월급을 200만원 이상으로 올리고 징집병 규모는 30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축소하는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과 협의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2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국방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핵심 기치로는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강군’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는 핵심 전력을 강화하고 지상부터 우주까지의 무인 감시·정찰 체계와 유·무인 복합전투 체계를 먼저 전력화하겠다”며 “작전 영역을 우주로 확대해 초소형 감시정찰 위성군(軍)과 조기경보 위성 체계 등을 구축하고 우주사령부 창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래전에 대비하는 핵심 전력 확보를 위한 무기 체계로는 핵잠수함을 꼽았다. 이 후보는 “공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위협에 대비해 장기간 수중매복과 감시·정찰이 가능한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잠수함은 문재인 정부도 건조를 추진했지만 미국이 잠수함 도입·운용에 필요한 핵연료인 농축우라늄 제공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후보는 “핵잠수함 문제는 미국과 실질적이고 원활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호주에 예외를 인정해 핵잠수함을 건조한다고 하니 한·미 간 충실히 협의하면 그 조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제통상특보단장인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2일 미국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을 만나 이 후보의 핵잠수함 도입 의지를 전했다.
군 구조 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제시했다. 선택적 모병제는 현재 국민개병제하에서의 병역 대상자가 ‘징집병’과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 모병’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후보는 “30만 명에 달하는 징집병을 15만 명으로 축소하는 대신 모병을 통해 전투부사관을 5만 명 증원하고 행정·군수·교육 분야 군무원 5만 명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병사 월급은 최저임금에 맞게 단계적으로 인상해 차기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에는 200만원 이상을 보장하기로 했다.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으로 내년 67만6000원이다. 공약대로면 5년 내 병사 월급이 세 배가량으로 오르게 된다. 내년 기준 월 환산 최저임금(191만4400원)보다 다소 많은 수준이다.
이 후보는 이날 공약 발표에서 빠진 전작권 전환에 대해선 “당연히 다음 정부 안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져야 하고, 최대한 이른 시기에 전환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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