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많은 이들이 급격한 감정 및 신체 변화에 당혹스러움을 표한다. 체중 증가는 물론, 탈모, 늘어나는 기미와 극심한 감정 기복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각종 변화들이 산모들을 놀라게 한다.
그룹 원더걸스 혜림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림스 다이어리'를 통해 임신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5~6개월 넘어갈 때 급격하게 3kg 이상 체중이 늘었다. 병원에서는 괜찮다고는 했지만 지금부터는 식단 조절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식단 조절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곧 임신성 당뇨 검사를 하는데 많이 무섭다. 단 걸 많이 먹고 좋아해서 조금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특히 놀란 건 배에 생긴 털이었다고. 혜림은 "놀라서 찾아보니까 호르몬의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길 수도 있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혜림 외에도 방송인 최희, 안무가 배윤정이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심한 감정 기복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바 있다. 최희는 "호르몬의 노예가 된다. 내가 미쳐가는 줄 알았다. 조울증처럼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했고, 배윤정은 "별 거 아닌데 섭섭하고 화를 낸다. 내 모습을 보면 내가 싫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임신 후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입덧과 구토, 과다한 피로감, 우울감 등을 느낄 수 있다. 기미나 주근깨가 늘고, 임신 중 유두나 겨드랑이 등의 피부가 짙어지며 색소침착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배나 유방에 붉은 기가 도는 보라색의 가느다란 선인 '임신선'이 생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탈모가 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임신 후기에는 급격한 몸의 변화는 물론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해지기 쉽다.
산모의 스트레스는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의대의 레베카 레이놀즈 대사 의학 교수 연구팀은 임신 여성 7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하고 출산한 아기의 뇌 MRI 영상을 비교 분석한 결과, 임신 중 받은 스트레스가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연구팀은 임신 중 스트레스가 심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향후 사회 행동과 감정 조절 기능에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최대 교육병원인 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 과학자들의 연구에서도 여성이 임신 기간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태아는 물론 출산한 이후 아기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태아가 엄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겪는 스트레스가 성인이 됐을 때까지 건강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임신 중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마사지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요통이나 붓기 등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다태아 임신이나 위험한 임신, 고혈압 등의 문제가 있으면 의사와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또 감정 기복에 따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인들과 교류하며 현재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숙면과 무리가 가지 않는 적당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요가, 복식 호흡 등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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