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 등 삼중고가 덮친 가운데서도 미국 주식은 20% 넘게 오르며 지난해에 이어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반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로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채권과 금은 주요 자산군 중 수익률 최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올해 50% 이상 급등했다. 연초 배럴당 50달러 안팎에 형성됐던 WTI 선물 가격은 꾸준히 올라 10월엔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주요 산유국이 석유 증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데다 오미크론 변수 부각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퍼지며 70달러 초반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유가 상승을 이끈 것은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었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연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수요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내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P모간은 브렌트유가 내년 배럴당 12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수준보다 60% 이상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구리 ETF도 올해 25.7% 성과를 내 상위권에 들었다. ‘미국구리인덱스펀드’(CPER)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구리 가격은 연초부터 급등해 t당 1만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0월에는 1만625달러까지 올라섰지만 최근엔 가격이 빠져 96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희귀 광물들이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반에크 희귀광물채굴’ ETF(REMX)는 연초 대비 88%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우라늄 ETF(URNM)는 110% 넘는 성과를 냈다. 상품 시장에서는 커피(JO·75%) 옥수수(CORN·40%) 등도 올해 고수익 자산군에 들었다.
가상자산 역시 높은 수익률을 이어갔다. 지난해 300% 넘게 폭등한 비트코인은 올해도 90%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 리츠 ETF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도 20% 이상 오르며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리츠 중에선 ‘맥쿼리인프라’가 34%로 높은 성과를 냈다.
반면 국내 주식 ETF인 ‘KODEX200’은 연초 대비 2.3%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35% 넘는 수익을 냈던 것에 비하면 저조했다. 중국 주가지수 ETF도 정부 규제 등 영향으로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엔 36%의 수익을 낸 상품이다.
지난해 성과가 좋았던 채권 ETF 대부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작년 11% 수익을 낸 미국 회사채 ETF(LQD)는 올해 -1.5%를, 17.9% 수익률을 기록한 미국 장기국채 ETF(TLT)는 -3.7%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각광받았던 금도 올해는 대표 ETF(GLD) 수익률이 -7.3%로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작년 -6.7%에서 올해 6.8% 상승 반전했다. 김경식 플레인바닐라투자자문 대표는 “내년 금리 인상·긴축 등 뉴스가 나와도 상반기까진 주식시장의 매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단은 보유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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