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요구하는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 규제 완화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순진 2050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클럽’ 12월 월례포럼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역할이 기업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지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포럼 강연의 주제는 ‘탄소중립 실현정책과 ESG’였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중장기 전략과 로드맵, 기업의 역할과 책임 등 관련 사례가 소개됐다.
지난 10월 정부가 발표한 2030년 NDC 상향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갖는 책임성과 이행 가능성 등을 근거로 2018년 배출 정점 대비 40% 저감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며 “쉽지 않지만 꼭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어떤 시민단체는 이게 너무 느슨하다며 50%는 넘어야 한다고 하는데, 10년도 안 남았는데 50%를 줄이기는 너무 어렵지 않겠냐”며 “40%는 어떻게 줄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40% 정도를 하지 않으면 각종 투자 등에서 불이익이 생겨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체는 40% 감축이지만 산업계 감축 목표는 연료·원료 및 공정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14.5%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내용을 묻는 질문엔 “에너지업계가 요구해 온 신재생에너지 시설의 이격거리 제한 규제 폐지 등을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조례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주거지와 도로에서 일정 거리를 두도록 규제한 것을 정부가 표준화하거나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기업을 지원할 ‘실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위원장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지난 8월 말 국회를 통과한 후 기후대응기금을 설치해 탄소중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예산에도 2조5000억원 정도가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 영향평가, 온실가스 감축 인지 예산 제도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며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기업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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