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본경선이 펼쳐진 지난 50일간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대선 후보와 30대 대표에 열광했던 지지세가 서서히 식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충청, 이념별로는 중도층, 직업별로는 자영업자의 민심 이반이 두드러졌다. 반면 40대에서 시작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세는 30대와 50대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집값 폭등세가 지속되면서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선 인구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우세 지역이 갈렸다. 서울에선 윤 후보(39.1%)가 이 후보(37.9%)를 앞섰지만, 경기지역에선 이 후보(38.9%)가 윤 후보(36.7%)보다 우세했다. 두 지역 모두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달 8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모두 우세했다. 서울지역은 11.9%포인트, 경기에선 4.2%포인트 앞섰다.
이 기간 수도권에선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종합부동산세 급증 등 이 후보에게 불리한 이슈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윤 후보 지지세가 약화됐다.
충청권에선 지지율이 역전됐다. 41.4% 지지를 얻은 이 후보가 윤 후보(32.9%)를 오차범위 밖에서 눌렀다. 지난달 조사에선 윤 후보가 12.4%포인트 앞선 지역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지역의 민심 이반이 국민의힘에 특히 뼈아플 것”이라며 “‘나는 충청의 아들’이라는 윤 후보의 메시지가 통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광주·전라와 대구·경북지역 지지율은 각각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우세가 공고해지고 있다. 대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들의 민심 변화가 눈에 띈다. 이번 조사에선 자영업자들의 이 후보 지지율이 45.1%로, 윤 후보(35.0%)보다 10.1%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윤 후보(46.4%)가 이 후보(35.7%)를 두 자릿수 이상 앞섰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대안 세력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도층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조사에선 윤 후보가 이 후보를 6.0%포인트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선 이 후보가 9.3%포인트 차로 역전했다.
4위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5.1%로 지난달 조사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후보 명단에 오른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1.0%의 지지에 그쳤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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