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슬랜드 아이(slant-eyed)'를 강조한 광고를 제작해 논란이 된 중국 식품회사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27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유명 식품기업인 '싼즈쑹수'는 전날 성명을 통해 컵라면 광고에 이른바 '찢어짖 눈'을 강조한 모델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싼즈쑹수가 제작한 포스터 형식의 광고에는 눈이 길고 찢어진 여성 모델이 컵라면 제품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광고가 중국 여성들의 이미지를 비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싼즈쑹수 측은 "모델의 메이크업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분들께 사과를 전한다"면서 "관련 사진을 삭제하고, 다른 제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싼즈쑹수의 이번 광고 이미지가 지난달 프랑스 브랜드 디올의 중국인 비하 논란 사진을 연상시키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더욱 불러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왕쓰신 중국전매대 교수는 "네티즌들의 과잉 반응은 이전에 논란이 됐던 디올 사진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디올은 지난달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주근깨투성이 얼굴에 눈화장을 짙게 한 모델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전시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왕 교수는 "디올과 같은 일부 브랜드는 동양인의 추한 이미지를 보여줘 아시아 이미지를 고의로 더럽히기도 하지만 서양 모델들은 대개 예쁘고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싼즈쑹수는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외국 브랜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작다.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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