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유 영국 고급 리조트, 코로나 지원금 받아 '논란'

입력 2021-12-28 18:13   수정 2021-12-28 18:15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영국 내 골프장이 최소 330만파운드(약 52억6000만원)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 트럼프 소유 골프장은 스코틀랜드 남서부 에어셔 지역에 있는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과 스코틀랜드 동부 에버딘의 북쪽 발메디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스코틀랜드 골프장 두 곳이다.

이 골프장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273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에 따른 정부 지원금으로 수령한 금액은 280만파운드로 확인됐다. 여기에 회계 장부에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회사는 올해 지원금으로 52만~130만파운드를 추가 청구해 총 330만~410만파운드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트럼프는 2017년 미 대통령에 당선되기 직전 이곳 골프장의 경영권을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에게 양도했지만 지분은 트럼프가 유지하고 있다. 이들 골프장이 수년간 수익을 내지 못해 트럼프와 트럼프 소유 회사가 제공하는 대출에 재정을 의지하고 있으며 대출 규모는 두 곳을 합치면 1억5900만파운드에 달한다.

회계 장부에 따르면 회사는 “영국 정부의 현금 지원이 직원 고용에 많은 도움이 됐으나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인 여행 통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비용 증가, 인플레이션 등이 두 사업체를 강타했다”고 첨부돼 있다.

이번 지원금은 여타 영국 내 사업체와 동등한 권리로 보장된다. 그러나 지급 시기가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인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미 헌법에 ‘현직 대통령은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적시돼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이 조항을 빌미로 미 의회가 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가디언은 지난해 6월 트럼프의 골프장이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중단으로 100만파운드에 가까운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턴베리 골프장은 85만 파운드를, 12만파운드의 세금을 내야 했는데 스코틀랜드 지방의회가 코로나19 구제책으로 세금을 100% 면제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어떠한 재정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지 않는 '억만장자' 미국 전 대통령에게 이러한 세금 지원이 적절하느냐란 지적이 나왔던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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