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재개발' 속도…종로 창신·용산 청파2구역 등 21곳 선정

입력 2021-12-28 17:15   수정 2021-12-29 02:57


서울 지하철 6호선 창신역 인근에 있는 종로구 창신동 23과 숭인동 56 일대는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 85~90%를 차지한다. 2007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가 2013년 해제된 뒤 2014년 서울시의 ‘1호 도시재생지역’이 됐다. 하지만 벽화를 그리는 등의 재생사업만으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곳이 ‘오세훈표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아 민간 재개발에 속도를 내게 됐다.

서울시는 심사를 거쳐 창신·숭인동 등 21곳을 민간재개발 후보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들 후보지가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이면 인허가 등을 빨리 해주는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는다.
‘오세훈표 재개발’ 21곳 선정
서울시가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29일까지 신규 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받은 결과 102곳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이 중 25개 자치구가 선별한 59곳을 대상으로 지난 27일 선정위원회를 열어 최종 후보지 21곳을 선정했다. 21곳의 총면적은 125만6197㎡로 개발이 끝나면 약 2만50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우선 17곳은 △마포구 공덕동A △용산구 청파2구역 △양천구 신월7동 1구역 △성동구 마장동 382 일대 △강서구 방화2구역 △동대문구 청량리동 19 일대 △중랑구 면목동 69의14 일대 △금천구 시흥동 810 일대 △성북구 하월곡동 70의1 일대 △영등포구 당산동 6가 △강북구 수유동 170 일대 △도봉구 쌍문동 724 일대 △노원구 상계5동 △송파구 마천5구역 △은평구 불광동 600 △강동구 천호A1-2구역 △서대문구 홍은동 8의400 등이다. 신월7동 1구역 추진위 관계자는 “노후 주택이 80% 이상이라 주민들은 여름에는 누수, 겨울에는 동파로 고생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다”며 “공공재개발을 추진했다가 탈락했지만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지에는 정부 주도의 공공재개발 공모에선 제외 대상이었던 도시재생지역 4곳도 포함됐다. 해당 구역은 △종로구 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 △구로구 가리봉2구역 △동작구 상도14구역 △관악구 신림7구역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도시재생지역에서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당초 자치구별로 1곳씩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중구, 광진구, 강남구 등 3개 자치구는 이번 후보지 선정에서 제외됐다. 지구단위계획 등이 미흡하거나 주민 갈등 등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내달 2일부터 토지거래허가 받아야
서울에서는 2015년 이후 신규 재개발 구역 지정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이들 21개 후보지는 내년 초 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해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구역 지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제도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공공 민간정비사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기존에 5년 이상이 걸리던 구역 지정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 구역 지정 후에도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통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에서 주택 공급이 가능한 방안은 재개발과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밖에 없다”며 “신속통합기획에 호응을 얻으면서 개발이 속도를 내면 주택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투기 방지대책도 마련했다. 재개발 후보지 21곳에 대해 이날(28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공고한다. 구역 지정은 다음달 2일부터 발효된다. 또한 공모 공고일인 2021년 9월 23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고시해 이후 빌라 신축 등 ‘지분 쪼개기’를 한 경우에는 입주권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또 다음달부터는 건축허가도 제한된다.

공모에 참여한 102곳 중 탈락한 구역과 앞으로 공모를 신청하는 구역에 대해서도 투기 차단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건축허가 제한을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이들 구역은 다음달 28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고시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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