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당정은 올해 쌀 초과생산량 27만t 가운데 20만t을 내년 1월 중 사들여 격리하고, 잔여 물량 7만t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20만t은 올해 쌀 생산량의 약 5.2%에 해당한다. 나머지 7만t까지 추가로 격리되면 생산량의 7.0%를 정부가 매입하는 셈이다.
올해 쌀 과잉생산으로 쌀값이 과도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농민단체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농민단체들은 올해 쌀 생산량이 387만2000t으로, 지난해보다 10.7% 초과생산된 탓에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 매입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올해 산지 쌀값은 수확기가 시작된 10월 초 20㎏당 5만6803원에서 지난 25일 5만1254원으로 9.8% 하락했다.
당정이 선거를 의식해 대다수 국민 대신 일부 이익단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쌀값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서민들의 밥상물가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정부의 최대 목표 중 하나인 물가안정 관련 정책과 엇박자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2030 표심을 고려해 당초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던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자 당정이 과세를 1년 미루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뚜렷한 명분도 없이 과세를 유예하면 2023년에도 똑같은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난 내년 4월 전기요금 등을 올리기로 한 정부 방침도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요구한 개발이익환수제, 소상공인 손실보상 선지원 등도 당론으로 채택해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 후보가 노동계 표심을 고려해 강조하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와 교원 타임오프제는 야당이 반대할 경우 상임위원회 강행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오비이락도 한두 번이지 이 후보의 하명에 정부까지 동원된 이재명 띄우기”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미루다 이제야 대책을 내놓으면서 마치 이 후보의 의지로 된 것처럼 포장하는 속 보이는 선거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노골적인 관건선거로, 문재인 대통령이 이 후보 선대위원장을 자처하고 있다”며 “얕은 술수로 국민을 속일 수 있다는 생각, 여당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 참 나쁘다”고 비판했다.
고은이/강진규 기자 kok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