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1.6만명 희망퇴직…대형은행 한 곳이 사라졌다

입력 2021-12-28 17:31   수정 2022-01-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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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개 은행에서 최근 5년간 희망퇴직으로 떠난 은행원이 1만6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새 대형 은행 한 곳이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비대면·디지털화에 따라 몸집 줄이기에 나선 은행들이 매년 수천억원의 비용을 불사하며 희망퇴직을 확대해온 데다, 최근 들어서는 희망퇴직을 인터넷전문은행이나 핀테크로 옮길 ‘기회’로 보고 일찌감치 떠나려는 젊은 행원도 늘고 있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과 금융업 재편에 맞물려 금융권에서 인력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SC제일 한국씨티 등 7개 은행의 올해 희망퇴직자는 408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2216명)보다 85% 늘었다. 이들 은행이 2017년 이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직원은 1만5776명에 달한다. 은행들은 2015년 이후 연평균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가며 희망퇴직을 늘려왔다. 올해는 국내 소비자금융사업을 접으면서 7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한국씨티은행(1980명)의 영향이 크지만, 희망퇴직 문턱이 낮아지고 조건도 좋아지는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과 대구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각각 두 차례, 세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대 6억원의 특별퇴직금을 내건 SC제일은행에선 전체 직원의 12%(496명)가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29명)보다 대폭 늘었다. 나이·직급 제한 없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부산·경남은행에서도 250명가량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제2의 도전’을 꿈꾸는 30~40대 직원을 중심으로 억대 특별퇴직금을 받고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은행원의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핀테크 등이 ‘인력 블랙홀’로 떠오르면서 가속화된 현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절실한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로 옮기려는 젊은 뱅커들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빈난새/김대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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