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새해 벽두에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신년음악회가 풍성하게 열린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합창)’,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등 몇몇 단골 레퍼토리를 들려주는 송년음악회와 달리 다채로운 공연 구성이 눈길을 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사진)은 활기찬 분위기를 내세운 신년 음악회를 1월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 러시아 작곡가 미하일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과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4번’을 선사한다. 유럽 명문악단에서 러브콜을 받는 성시연이 객원지휘자로서 서울시향 단원들을 이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협연자로 나선다. 서울시향은 기나긴 코로나19 사태를 견디고 있는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관람료를 전석 1만원으로 매겼다.
국악과 클래식을 엮어 새해를 맞이하는 음악회도 연달아 펼쳐진다. 정동극장은 국악과 클래식을 차례로 들려주며 검은 호랑이해의 희망을 표현한다. 1월 4일 정동극장에서 열리는 신년음악회 ‘虎氣(호기): 범의 기운’에서 성악, 판소리, 뮤지컬 주요 레퍼토리를 연달아 들려준다. 크로스오버 4중창단 포르테 디 콰트로가 우리 가곡 ‘향수’를 합창한다. 뮤지컬 음악감독 겸 작곡가 이성준과 정지혜(바이올린), 정민영(첼로), 박성범(기타) 등이 뭉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중 ‘Medley’와 뮤지컬 ‘벤허’의 ‘기도협주곡’을 선사한다. 소리꾼 정지혜·정보권 듀오는 국악 뮤지컬 ‘적벽’ 중 ‘이말이 지듯마듯’을 부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월 1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신년음악회를 열고 작곡가 손다혜가 쓴 ‘하나의 노래, 애국가’를 초연한다. 손 작곡가가 ‘대한제국 애국가’ ‘임시정부 애국가’와 오늘날의 애국가 등 세 곡을 재구성해 쓴 신곡이다. 공연 2부에선 크로스오버 작곡가 양방언과 남성4중창단 라비던스가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며 자신들의 대표곡을 들려준다.
대표적 실내악단인 조이스오브스트링스는 1월 13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25주년을 기념하는 신년음악회 ‘Hello 2022’를 개최한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을 비롯해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등 친숙한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맞는다. 이지선 한동대 교수가 사회를 맡고 바이올리니스트 변지혜,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등이 협연한다. 이성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중심으로 1997년 창단된 이 악단은 20여 년 동안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엮어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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