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엔 OO 담아라"…전문가들 입모아 꼽은 유망종목 [다시 열자! 3000시대]

입력 2022-01-01 08:05   수정 2022-01-01 13:33


2021년 한 해 동안 코스피지수는 3.63%, 코스닥지수는 6.77% 올랐다. 미국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의 상승폭이 각각 18.92%와 22.14%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초기 세계 각국 사이에 백신 이기주의가 횡행하며 선진국부터 경제 정상화에 나선 영향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 뒤에도 혁신 기술로 덩치를 키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하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체로 올해 한국 주식 시장이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을 중심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거둬들이는 과정이지만, 절대적인 통화량은 여전히 과거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리서치센터장들은 기회가 엿보이는 섹터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콘텐츠 등을 꼽았다.
올해 코스피 2800~3600선 전망…"상고하저 흐름 보일 것"
1일 한경닷컴이 등 5개 주요 증권사(KB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올해 증시 전망과 유망 업종, 종목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하반기에는 리스크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대부분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2800~3400선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지수가 36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정책기조 전환에 따른 위안화 강세 전환, 그와 동반해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경우 국내 증시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까지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을 중심으로 강한 규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올해는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선진국 경기의 정점(피크아웃) 우려의 상쇄를 기대하는 것이다. 실제 중국 당국은 최근 지급준비율과 대출우대금리(LPR)을 잇따라 인하하며 경기부양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고 있다.

증시에 불안감을 조성했던 물가상승(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한 통화 완화 정책 회수 이슈에 대해서도 신동준·유승창 센터장은 “연말연초 소비 (시즌) 효과가 지나간 후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며 미 연준의 긴축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 키워드는 '정상화'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테이퍼링) 개시는 곧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던 환경을 변화시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공격적인 유동성 회수 조치가 아닌 정상화 과정”이라며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상화 이후엔 경기 확장국면을 유지시켜주기 위한 재정 집행이 예상돼 증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철수 센터장의 시각은 비관에 가까웠다. 그는 "상반기에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잠깐 부각되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할 수 있겠지만, 거시 경제 사이클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런(상승) 움직임은 단기적인 베어마켓랠리(장기적인 약세장에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에 그칠 듯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하락세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주식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말고 작년이나 올해에 비해 낮은 비중으로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서 센터장이 꼽은 증시를 위협하는 요인은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지속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의 실질 구매력 저하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 ▲미 연준의 출구전략 가속화 등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인플레이션이 (올해 증시의) 최대 위험이며, 지정학적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망업종으로 '콘텐츠' 꼽아…IT·바이오도 긍정적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모두 올해 유망업종으로 콘텐츠주를 꼽았다. 신동준·유승창 센터장은 “보급률이 60%를 넘어서는 성숙기에 진입하면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플랫폼 산업이 이런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릇이 만들어졌으니 그 안을 채울 것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말이다.

증시를 비관적으로 봤던 서철수 센터장도 미디어콘텐츠와 더불어 2차전지, 인터넷플랫폼 등 신성장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올해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본적으로 반도체 사이클이 돌아오고 경기 사이클이 상승세로 진입하기 전까지는 이런 움직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증시 리스크 요인을 주목하고 있는 윤석모 센터장은 “향후 금리 상승 전망에 따라 금융주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반면 오태동 센터장은 경제 재개에 주목하고 있다.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 다시 재고를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 경기민감주들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 센터장은 “이익 정점(피크아웃) 논란이 있지만, 다수의 업종의 매출액은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익 피크아웃 논란을 이겨낼 경기민감주(반도체, 자동차, 은행) ▲단계적 일상 회복 수혜주(유통, 항공) ▲핵심 신성장 테마주(메타버스, 환경) ▲낙폭과대 기회주(바이오)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과도한 레버리지 지양해야…"적립식 우량주 투자 추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동준·유승창 센터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미 연준 또한 긴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순환매도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이와 같은 어려운 증시 환경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통화정책 정상화 국면이 시작된 만큼 유동성 여건과 투자심리가 코로나19 국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의 이익성장률 또한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2021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라는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모 센터장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반기까지는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철수 센터장은 "국내외 리츠, ELS 등 대체투자 성격으로 좀더 많이 투자하면서 절대 수익을 지향하는 전략도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적립식 우량주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도 나왔다. 오태동 센터장은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마켓타이밍을 잡겠다는 것인데 이는 전문투자자의 영역"이라며 "개인투자자가 전문투자자와 같은 전략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은 오랜 기간에 걸쳐 적립식으로 주식을 사모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는 정해진 기간 동안의 수익률로 평가 받기 때문에 주가의 일시적인 하락에도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투자자는 레버리지만 일으키지 않았다면 향후 주가 상승을 확신하는 종목에 긴 시간 동안 투자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계속)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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