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40만원을 넘었던 하이브가 한달새 17% 넘게 빠졌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주춤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달 17일 장중 42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한달간 내리막길을 걷더니 전날 3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고가 대비 17.2% 떨어진 수준이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하이브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최고가 경신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29일까지 개인이 홀로 649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02억원, 204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글로벌 콘서트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 꺾이면서 주가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당시 하이브는 BTS의 미국 투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오프라인 콘서트를 계획했다. 또 다른 소속 아티스트인 세븐틴도 일본 투어를 준비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선 각종 공연 매출만 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국가간 하늘길이 막히면서 콘서트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일본은 외국 입국 규제를 강화했으며,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 중단과 함께 해외입국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 없이 10일간 격리하는 것으로 방역 기준을 강화했다.
게다가 BTS 멤버들이 소유 주식 일부를 팔았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BTS 멤버 3명은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보유 주식 3만1986주를 장내매도했다.
멤버 진(본명 김석진)은 지난 10월19일 보유 주식 6만8385주 가운데 1만6000주를 총 48억4300만원에 팔았다. 제이홉(본명 정호석)은 같은 달 22일 5601주를 18억6000만원에 매도했다.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10월13일부터 11월9일까지 7차례에 걸쳐 1만385주를 팔았다. 매도 규모는 약 32억4700만원이으로 집계됐다.
당시 BTS 멤버들의 하이브 주식 매도는 차익실현 매매로 풀이된다. RM이 보유 주식을 팔기 시작한 지난 10월13일 하이브 주가는 27만4500원에 그쳤지만, 11월9일 39만4000원까지 올랐다. 한 달 만에 43% 이상 급등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하이브 주가와 관련해 중장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업이 팬덤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사용될 경우 확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달 들어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가 하이브에 대한 목표주가로 43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독보적인 지적재산권(IP)과 자체 플랫폼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아티스트 관련 상품이 가지는 무형의 가치가 NFT를 통해 유형화됨에 따라 팬들뿐 아니라 일반 유저들도 위버스와 NFT 플랫폼에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하이브가 NFT를 팬덤 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사용할 경우 관련 사업 접근성이 높아진다"며 "NFT의 디지털 소유권을 인정하고, 아티스트와 팬덤이 함께 건강한 커뮤니티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확장된 생태계의 수수료를 통해 수익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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