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구미에 맞춘 스트리트 패션분야에서 창업 2년만에 매출 200억원을 기록해 돌풍을 일으킨 A사의 김 모 대표는 최근 대형 인터넷 포털의 쇼핑 플랫폼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첫 화면에 뜬 판매 링크 20개 중 15개에서 자사의 상품을 그대로 베낀 위조상품이 ‘해외직구’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진원지는 중국이었다. 중국 판매업자들은 한국의 한 아이템이 매출 100억원 정도를 넘어서게 되면 가품 생산, 판매에 들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들이 만든 가품은 초기에는 주로 중국 내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유통된다. 하지만 한국의 플랫폼들이 중국의 판매링크들을 해외직구의 형태로 그대로 노출하기 때문에 이들 제품은 순식간에 국내 시장까지 진출하게 된다.
A사처럼 진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한국의 중소 벤처기업들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꼴이다.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매출이 급락해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되기도 한다. 실제 온라인 가품으로 인한 피해는 명품 브랜드보다 방어력이 전혀없는 중소기업에게 더 치명적이다.
특허청과 특허정보원은 가품에 의한 중소기업들의 지식재산권 침해 방지를 위해 ‘서비스 성장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페이커즈가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의 진품·가품 탐지 서비스를 최우수 사업모델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허정보원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더불어 가품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이 서비스가 국내 중소, 중견 패션브랜드에게 가품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에서도 페이커즈의 서비스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도 기술을 인정받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식재산서비스 성장지원사업은 유망 지적재산권 관련 국내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 해외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특허청과 특허정보원이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이다.
페이커즈의 탐지범위는 국내외 플랫폼 1000곳이 넘는다. 네이버쇼핑, 쿠팡, 지마켓, 옥션, 티몬, 위메프 등 국내 대형 오픈 마켓은 물론이고 백화점, 홈쇼핑 등 집합몰, 명품 전문 플랫폼, 소규모 독립몰, 해외 직구몰을 망라한다. 특히 주로 개인간 거래로 탐지가 극히 어려운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탐지가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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