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하늘을 나는 택시’로 통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신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달 인적분할 후 투자 전문기업 SK스퀘어의 자회사로 편제된 티맵모빌리티와 UAM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을 세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5세대(5G) 통신 기술 기반 ‘항공 통신망’과 티맵모빌리티의 T맵 플랫폼 서비스 간 시너지 효과를 내 급성장이 예상되는 UAM 서비스 시장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UAM은 프로펠러와 날개를 달아 수직 이착륙하는 전기동력 비행체에 사람이 타 이동하는 차세대 교통 체계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UAM 상용화에 필수인 통신·플랫폼 서비스 사업을 벌인다. SK텔레콤의 기술로 지상과 비행체 간 통신을 책임지는 항공 통신망(상공망)을 구축하고, 티맵모빌리티는 실제 이용자가 에어택시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탑승 수속·환승 서비스 플랫폼을 마련하는 구조다.
상공망과 플랫폼은 UAM 상용화를 위한 필수 요소다. UAM 기체 생산·도입 단계를 거치면 장기적으로는 통신망과 플랫폼을 운용하는 사업자가 신사업 먹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향하는 티맵모빌리티는 앱 생태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다. 이용자가 UAM 탑승 이후 택시·렌터카·킥보드 등 육상 교통수단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해 ‘끊김없는 이동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서다.
협업도 수월해진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까지 SK텔레콤 자회사였으나 인적분할 후엔 관계사가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통하면 인력·기술력 교류부터 통합 서비스 구축까지 과정이 훨씬 빠르고 쉬워진다”며 “최근 기업 분할로 성장동력을 나눠 가지게 된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유망 사업에서 장기 협업을 벌인다는 시그널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합작법인 설립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UAM은 내년 실증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로 사업화까지는 수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장 합작법인을 세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합작법인 설립 후 UAM 관련 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다른 기업들도 속속 발을 뻗고 있어 일찍부터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통신 경쟁사인 KT는 대한항공,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등과 협력체를 구성해 UAM 사업을 벌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라이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모회사 카카오를 통해 UAM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각사는 성장 잠재력이 큰 UAM 시장에서 자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경쟁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작년 7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UAM 시장 규모가 2040년 175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침 정부도 UAM 산업에 힘을 주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팀 코리아’ UAM 사업에 10개 기업·기관·지방자치단체를 더해 대규모 실증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지자체로는 서울 인천 경기 등 기존 진용에 경상북도 울산시 충청북도 등이 합류했다.
2023년 UAM 통합 실증, 2024년 시험 비행을 거쳐 2025년 UAM 상용 서비스를 도입하는 게 정부 목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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