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가 지속되는 원인 중 하나는 공급 부족이다. 주산연은 “2015~2017년 크게 증가했던 신규 공급이 택지 부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사업 지연 사례가 증가하고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향후 2~3년간은 서울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높은 유동성, 가격 상승 기대심리 등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봤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매매가격 상승률을 5%로 다른 연구기관보다 다소 높게 예상했다. 건정연은 “높아진 주택 가격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금리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높은 양도세로 매매 대신 증여만 증가하고, 거래 물량과 공급이 감소하면서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대비 상승폭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국 2.0% 상승 전망을 내놓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역사적 고점에 있는 가격 부담과 대출 규제 강화, 3기 신도시 공급 기대심리 등으로 매수자로선 매매 시장에 선뜻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도인도 호가를 하향 조정할 이유는 많지만 보유세 인상 및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 전세자금대출 거절 등 변수가 생기면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산연도 “새해 대선 향방에 따라 양도세가 완화되든, 보유세가 강화되든 두 시나리오 모두 매물 증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해보다는 상승폭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2020년 7월 말부터 시행한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차례 사용한 물건이 전세 시장에 나오는 것도 변수다. 건산연은 “오는 8월부터 전세 시장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물건이 나오며 상승폭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하는 단지는 잔금대출 때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다. 입지가 안 좋아도 비규제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전매 등을 노린 투자 수요가 몰렸던 지방 아파트는 청약 경쟁률이 대폭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대로 분양이 지체된 서울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일부 수도권 지역은 대기 수요가 쌓여 있어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유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2021년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4.13 대 1로, 2020년(87.97 대 1)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대구는 2020년 평균 경쟁률 21.86 대 1에서 지난해 4.88 대 1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울산 21.09 대 1→10.77 대 1 △경북 18.14 대 1→3.98 대 1 △전남 21.37 대 1→ 2.51 대 1 등으로 줄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심사 기준 개정과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건축비 증가 등으로 올해에는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