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업체 리사이클…"전기차시대 성장 속도 빨라질 것"

입력 2021-12-31 17:16   수정 2022-01-01 01: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7일 핀란드의 한 남성은 자신이 몰던 테슬라S 2013년형 모델에 다이너마이트 30㎏을 설치, 폭파시키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이 남성은 앞서 테슬라S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자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그가 받아든 견적서는 2만달러. 배터리 교체가 필요했다. 그는 교체 대신 차량 폭파를 택했다. 남성은 “전기차 유지비가 비싸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배터리 수명 문제도 커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 사례다. 장기적으로 배터리 재활용 관련주에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다. 전기차 원가의 60%가 배터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전기차의 가격과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대장격인 리사이클(LICY)은 지난 30일 4.21% 오른 9.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다. 2016년 설립한 뒤 스팩을 통해 2021년 8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주가는 2021년 11월 17일 14.04달러로 종가 기준 최고가를 쓴 뒤 고점 대비 30%가량 빠졌다. 아직까지 적자기업이다 보니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배터리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5기가와트시(GWh)였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30년 377GWh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질수록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도 커진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60%가량을 차지한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폐배터리 확보 능력이다. 리사이클이 자동차, 배터리 제조사들과 수거 계약을 공격적으로 맺었다. 이 계약은 후발 주자의 진입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적자기업이란 점은 투자 리스크다. 2020년 영업손실이 928만달러였다. 매출은 상승세다. 2021년 3분기까지 매출 298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23% 늘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태동기라 적자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며 “회사의 흑자전환 목표시기는 2024년”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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