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2021년의 급성장을 발판으로 올해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본격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205억원 수준이던 에이치엘비제약의 매출은 2019년 361억원, 2020년 406억원에 이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0억원을 넘어섰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0%를 웃돌았다고 했다.
전문의약품의 실적 개선이 매출 증가의 주요 요인이란 설명이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영업조직 확대, 향남 공장 인수,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전문의약품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외형적 성장과 함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글리티아’는 원외처방액 기준 최초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신약개발 분야도 약진했다고 전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12월 척수소뇌 변성증 치료제 ‘씨트렐린’에 대한 대규모 비교 임상 4상 연구에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처방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개발 기술력도 입증받았다는 자평이다. ‘SMEB’을 이용한 비만치료용 장기지속형 치료제 주사제 기술을 휴메딕스에 기술수출했다. SMEB은 에이치엘비제약이 개발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이다.
올해는 1만평 규모 향남 공장이 본격 가동된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지난해 2월 삼성제약으로부터 향남 공장을 인수해 이달 가동을 시작한다. 기존 남양주 공장의 3배 규모다. 이를 통해 주력 제품인 정제 및 캡슐에 더해 주사제 수액제 액제 우청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추가했다. 향남 공장에서 원래 생산되던 ‘까스명수’와 ‘청심환’ 등 삼성제약 제품도 그대로 위탁받았다.
2022년에는 임상시험을 위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설비 구축도 완료한다. 회사 측은 “국내 제약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임상시험 위탁 수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향남공장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복합 기능성 유산균 ‘락토러브’, 체내흡수율을 높인 종합영양제 ‘뉴트라부스트’, 기능성 식품 ‘케어에버’ 등 코로나19로 인해 건기식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제품군 확대를 위해 건기식 전문 자문 기업과의 협업 및 영업 마케팅 조직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제약은 그룹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생산기지 역할도 맡고 있다. 관계사가 개발 중인 신약의 출시가 가시화될 경우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치엘비제약은 2020년 12월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과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개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이치엘비의 관계사인 나노젠은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를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나노코박스 국내 도입 시 나노젠 및 에이치엘비와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재형 에이치엘비제약 대표는 “에이치엘비그룹에 인수된 후 풍부한 자금력과 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그룹 바이오 관계사들과 공동투자, 기술교류를 더욱 강화하고 향남 공장의 설비 고도화를 통해 종합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이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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