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미래형 기업을 향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21년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새로운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며 미래 관점의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에 대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강조하며 “신사업 발굴과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각 계열사·사업부도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달 충북 진천에 ‘롯데 중부권 메가 허브 터미널’을 오픈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택배 터미널이다. 지상 3층, 연면적 약 16만7000㎡ 규모로 국내 최다인 하루 180만 상자를 처리할 수 있다. 롯데는 이 터미널 건설을 위해 약 340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진천 메가 허브 터미널 오픈을 통해 택배 경쟁력과 효율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첨단 창고시설에서 원스톱으로 택배 터미널로 연계되는 최적화 물류를 구현할 계획이다. 풀필먼트(통합 물류대행) 기능도 갖춰 롯데 e커머스 사업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모두 아우르는 지리적 장점도 갖추고 있다.
롯데마트는 향후 매장 리뉴얼 전략 방향성을 제시하는 ‘제타플렉스 잠실점’을 지난해 말 오픈했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전체 영업면적이 1만4214㎡(약 4300평)로,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롯데마트는 이 점포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웠다. 롯데마트가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숍 ‘보틀벙커’다. 총 4000여 종의 와인이 판매되며 8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 탭’도 운영된다.
롯데푸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5년 내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2021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김천공장에 HMR 생산라인을, 평택공장에 밀키트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같은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연구개발(R&D)과 브랜드 마케팅을 본격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의 변화 시도는 유통·식품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진출해 항공과 지상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다.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 모비우스에너지, 인천광역시 등과 7자 업무협약을 맺고 UAM 실증 비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 UAM 컨소시엄은 2022년 실증 비행을 시작한 뒤 다른 컨소시엄보다 1년가량 빠른 2024년 상용화 비행을 한다는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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