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소비가 급증하면서 마스크와 일회용 음식 용기, 포장재 등 쓰레기가 빠르게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코로나19 범유행으로 지난해 국내 마스크 생산이 67억 장에 이르렀는데 일회용 마스크의 피터는 플라스틱 성분인 폴리프로필렌(PP)이다. 대부분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로 되어 있어, 분해되는데 약 400년 이상 걸린다. 소각이 빠른 처리 방법이지만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과 같은 유해물질 발생하여 처리가 곤란하다.
# 해양 생태계 파괴의 주범, 미세플라스틱 공기 중 모르고 먹게 된다.
해양 환경단체 오션스 아시아는 ‘해변의 마스크 코로나19가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 폐마스크가 15억 6000만 개라고 추산했다. 바다에 들어간 마스크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mm보다 작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고 먹을 수 있고, 공기 중에 떠다니기도 한다.
# 전 세계 마스크 1290억 개 버려진다.
각국 정부가 마스크 사용을 본격 권장하면서 포르투갈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한 달에 버려지는 마스크가 1290억 개라고 추정했다. 이는 폐지 및 폐플라스틱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처리단가가 높아져 민간업체의 수거가 정체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 플라스틱, 기후변화 엄청나… 석탄보다 심각해질 전망
미국 환경단체 비욘드 플라스틱이 발간한 보고서 ‘새로운 석탄’에서 기후변화를 부추기는 수준이 2030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 가능성이 장점으로 인식돼왔으나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재활용률은 14% 정도이며 나머지 62%는 매립, 24%는 소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제안되는 재활용 방식도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소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 위생을 생각해 플라스틱 사용량 줄이기도 곤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국내 환경정책은 플라스틱을 근본적으로 줄이며 포장과 배달 용기의 재활용을 용이하게 하는 기술과 제도적 지원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유통포장재 감량 및 재사용 추진은 유보되었고,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으로 다회용 택배 박스나 다회용 용기 도입 추진에 대한 동력은 상실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일회용 마스크가 보건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환경적인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마스크 재사용?
전문가들은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을 추천하지 않지만,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려면 최소한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 먼저 맨눈으로 볼 때 마스크가 오염되지 않아야 하며 환자를 간호할 때 사용한 마스크도 마찬가지다. 일회용 마스크의 필터는 정전기를 사용해 이물질을 포집하므로 마스크가 습해지면 안 된다. 그래서 알코올, 끓는 물, 락스 등의 습해지는 방법으로 소독하면 사용 불가능하다.
# 면 마스크가 현실적인 대안일까?
환경을 고려했을 때 여러 방안 중 면 마스크 사용이 가장 현실성 높은 방안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단, 면 마스크는 자체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세탁하지 않고 장기사용 시 오염이 우려된다.
창원시의회 문화환경도시 박춘덕 위원장에 따르면 “이중처리된 면 마스크라면 대화 중 생기는 비말을 차단하기에 충분하다”며 “창원시는 일회용 마스크를 지양하고 면 마스크를 권장해 쓰레기도 줄이고 탄소 중립에 앞장서자. 쓰레기 때문에 생태계가 파괴되면 결국 인류가 그 피해를 다 짊어져야 한다. 일회용품을 조금이라도 덜 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리고 마스크에 예민한 소비자 한명을 인터뷰해봤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58세)는 기존 마스크를 3회씩 사용하다가 자꾸 실가루가 생겨서 면 마스크를 사용했지만 만족도가 떨어져 최근에는 천 마스크로 바꿔 사용한다고 한다.
기존 마스크의 화학성분과 실가루를 피하고, 면 마스크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직조가 세밀하면서 KF94기준에도 근접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5000원~8000원대로 비싸지만 빨아서 사용이 가능해 마스크 1장으로 1달 정도 사용이 가능해 결과적으로 비용도 절약하고 환경도 생각하고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결국 마스크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환경과 건강·착용감 그리고 소비자의 주머니사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마스크 선택은 정부와 국민 모두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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